[UX Design] 3화. 심미적 사용성 효과, 폰 레스토프와 테슬러의 법칙

아름다운 첫인상 '심미적 사용성 효과', 보여주고 싶은 주인공 '폰 레스토프 효과', 일정 수준의 로드블럭 '테슬러의 법칙'
7. 아름다운 첫인상
심미적 사용성 효과



디자이너라면 디자인 업무가 단순히 디자인 결과물이 어떻게 보이냐에 관한 스타일링적인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관한 문제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많은 디자이너가 스타일링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만큼 이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점은 심리적 사용성 효과(aesthetic-usability effect)와 관련이 있다. 심리적 사용성 효과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동 인지 처리*를 처음 보는 대상의 아름다움을 기반으로 본능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자동 인지 처리(automatic cognitive processing):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기 앞서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본능적으로 파악한다.

결과적으로 디자인에 대한 심미적 만족도는 첫 대면에서 그 사용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디자인이 아름다우면 긍정적인 감정 반응이 일어나며, 사용자는 사소한 사용성 문제에 비교적 관대해 지는 것이다. 우리는 겉만 보고 속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배우지만, 실상 대부분의 인간은 겉을 보고 속을 판단한다. 디자인적 측면에서 이러한 부분을 꼭 나쁘다고 판단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우리의 기회요소로 활용해야 한다. 도널드 노먼(Donald Norman)은 심미적 사용성 효과를 그의 저서인 감성 디자인(원서_Emotional Design)을 통해 이야기한다. 또한 이러한 효과를 잘 활용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디터람스의 브라운, 스티브 잡스의 애플을 꼽을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사용성과 심미성의 조화를 강조한 디자인으로 큰 디자인 열풍을 선도하였다. 이들의 디자인과 인터페이스에 문제가 전혀 없다는 것이 아니다.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이 사용성 문제를 눈감아 줄 확률을 높인점에 주목할 수 있다. 

심미적 사용성 효과는 제품 및 서비스를 판매하고자 하는 목적의 테스트에서 그 효과를 입증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서비스디자인 관점에서 이러한 심미적 사용성 인식이 사용자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염두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용자와 진행하는 사용성 평가에서 심미적 아름다움에 가려진 문제점을 놓치지 않았는지에 대한 깊이를 파악해야 한다. 심미성에 가려진 그 안의 이유를 찾기 위해 다양한 사용자 조사와 사용자 심층 분석을 단계별로 진행할 수 있는데, 이러한 과정이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인 더블다이아몬드 프로세스에 녹아 있다. 주의할 점은 해당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의 깊이 있는, 내재된 문제점을 프로세스 흐름을 통해 맥락과 연관관계를 파악하면서 발굴하는데 있다.

8. 보여주고 싶은 주인공
폰 레스토프 효과

인간은 산만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넘쳐나는 감각 정보가 우리의 일상 매순간을 잠식한다. 회상보다 인식이 우선인 인간의 판단체계는 비슷한 사물이 여러 개 있으면 그중에서 가장 차이가 나는 한 가지만 기억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폰 레스토프 효과(von Restorff effect)로 어떤 부분에 집중하게 할지 관리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중요한 역할이 된다. 이는 시각디자인 분야에서 필수적인 역량으로 꼽히며, 대부분의 학과에서 기초교육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는 게슈탈트 심리학(Gestalt theory)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해당 관점에서는 디자인을 시각적 매체인 소통의 도구로 활용한다. 즉 정보를 비언어적으로 어떻게 잘 전달할지를 중요하게 다룬다. 특히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접할 때 사용자는 시각적으로 대비되는 요소에 빠르게 주의를 빼앗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편, 디자이너는 시각적 강조를 활용해서 사용자의 주의를 끌고 목표로 안내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때 꼭 필요한 콘텐츠 요소라 해도 광고처럼 보이거나 광고 근처에 있어 무시당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므로 폰 레스토프 효과를 활용할 때 적절한 시점과 빈도를 정해야 한다. 남용하지 말고, 명확한 목적이 있을 때만 사용해야 한다. 이 부분은 <1화>자유의지와 선택_피츠의 법칙, <2화>마법의 숫자7_밀러의 법칙과 함께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사용자를 특정 목적으로 이끄는 인터페이스의 위험성에 대해 1화에서 이야기 한 바 있다. 폰 레스토프 효과의 문제점을 너무 많은 강조와 광고성 스킵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큰 맥락에서 고려해야 할 필요를 가진다. 서비스디자인 관점에서 서비스를 분석할때, 단순히 사용성과 심미성과 같이 보이는 것만 믿지 않는 시각이 필요하다. 혹시 모를 상대의 악의적 의도를 파악하거나, 사용자의 혼란을 의도적으로 유도시킨 문제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9. 일정수준의 로드블럭
테슬러의 법칙

디자이너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며 겪는 복잡성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두고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프로세스에는 어느 정도의 복잡성이 남는다. 이는 테슬러의 법칙(Tesler’s law)으로 일정 수준의 복잡성은 감추거나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디자인 혹은 개발 단계 둘 중 어느곳에서든 해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복잡성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기에 추상화를 통해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한다. 이는 메일 또는 블로그의 글을 쓰기 위한 창 상단의 다양한 텍스트, 이미지 첨부 등의 아이콘이 대표적이다. 또한 스마트폰과 함께 급 부상하고 있는 페이 서비스 역시 이와 같은 법칙을 적용한 사례다. 한 차례 등록으로 인해 이후 별도의 인증 없이 쉽고 간편한 결제를 유도하는 애플 페이(Apple Pay), 아마존 고(Amazon’s Go)등이 대표적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단순성을 추구할 때 균형을 잡고 선을 넘지 않는 것이다. 인터페이스가 추상적 수준까지 단순해질 경우 필요한 정보에 대한 전달력이 떨어지기 쉬우므로 <1화>익숙함의 가치_제이콥의 법칙과 함께 활용하는 것이 좋다.

테슬러의 법칙은 디자인 작업 시 직면하는 기본 과제 중 하나인 복잡성과 관련이 있으므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문제이다. 이러한 복잡성을 줄이는 서비스에 대해 피츠의 법칙과 폰레스토프 효과에서 언급했으나 테슬러의 법칙은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가진다. 특히 앞선 사례의 결제 시스템과 닿아 있기 때문이다. 애플 페이와 아마존 페이의 예시 역시 당장은 서비스 개선으로 고객 경험을 제공 하지만, 서비스디자인적 관점에서는 이후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고객 경험이 장기적으로 쌓였을 때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를 고려해야 한다. 만약 해당 서비스의 손쉬운 결제 시스템으로 사용자가 예상보다 너무 많은 소비를 했음을 지속적으로 경험한다면 이는 부정적 경험으로 이어저 서비스 이탈로 이어지기 쉽다. 그렇기에 서비스 구성에 있어 이 부분에 대한 해결 방안과 대안책 등을 함께 구상할 경우 장기적으로 활용가능한 서비스로 개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