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디자인] PART. 4 서비스의 미래

서비스 디자인의 향후 과제

서비스 디자인의 향후 과제

기술의 발전과 전환이 디자이너들로 하여금 서비스의 디자인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하게 만들었을 지 모르지만, 거시적인 경제, 환경 및 사회의 추이 역시 디자이너들이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과제들에 초점을 맞추게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디자이너들에게 기존의 영역을 확장하고, 디자인 스튜디오를 박차고 나와 더 의미 있는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러나 아직도 세상은 서비스 디자인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디자인이 고객 및 사용자 경험에 집중하여 경제적으로 성공적인 조직을 만드는 것과 더불어, 사회 및 환경에 대한 도전 과제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며 이는 향후 서비스 디자이너들이 계속 일궈나가야 하는 영역이다. 사회 문제라 칭하는 얽히고설킨 거시적 문제들을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며 마지막 장을 마친다.

다양한 과제와 서비스 디자인

  • 경제적 과제_제품 기반에서 서비스 기반 사업으로의 전환

시장이 다양한 제품으로 가득차면서 고객들은 구매 의사 결정 시에 어떤 것의 소유가 아니라, 접속과 편의성을 더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조직과 고객 양쪽 모두에게 그들이 그동안 익숙했고, 의지해왔으며, 신뢰했던 기존의 모델을 버려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자인은 기존에 신뢰받는 규범에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비전을 설정하고 사람들에게 변화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러한 능력은 서비스 디자인에서 강하게 발휘되는데, 그 이유는 서비스 디자인이 서비스 제안에서 중시되는 비즈니스적 사고를 실제 사용하는 사람들의 점접과 연결하기 때문이다.

  • 환경적 과제_서비스 디자인과 자원 절약 및 보존

1972년 로마 클럽이 <성장의 한계Limits to Growth> 보고서를 발간한 이래, 지구 상의 유한한 부존 자원, 그리고 인류가 배출하는 폐기물을 감당할 수 있는 지구의 수용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왔다. 우리는 디자인, 특히 서비스 디자인의 역할이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탐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생태학적 이슈들의 기반에는 산업화 시대의 조직 운영과 사고 방식이 깔려 있다. 주요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의존하고 있으나 이는 생태학적 관점에서 명백히 지속 가능성을 해치는 일이다. 우리가 정말로 필요한 것은 경험, 혹은 유용성이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A라는 장소에서 B라는 장소로 이동하는것, 영화를 보는것, 혹은 벽에 구멍을 뚫는 것이지, 제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어떤 서비스가 특정 제품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형태가 있어야 하며, 유용하고, 바람직해야 한다. 서비스 디자인은 이런것을 만들 수 있는 사고와 도구를 제공한다. 우리는 보편적인 생태학적 이슈의 해결책이 말하는 어떤 행동을 삼가라고 말하는 지침에서 그치지 않고 진정한 변화를 위해 사람들에게 포기에 대한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 

  • 사회적 과제_사회 개선을 위한 서비스 디자인

초기부터 서비스 디자인계는 디자이너들이 공공 서비스와 관련된 작업에 치중하는 것을 지향해 왔다. 공공 서비스에 대해 더 많이 배워가면서, 서비스 디자인계는 더 많은 다른 디자인 분야, 디자인의 확장된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과 협업하며 사회적 문제 해결에 핵심적 역할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사회 문제 이해와 해결에 있어 신참자임이 분명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색다르고 가치있는 시각을 제안할 수 있다. 고령화되고 있는 인구나 증가하고 있는 만성 질환과 같은 중요한 사회적 문제들은 이와 관련된 서비스들을 완전히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함을 시사한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속의 서비스 디자인

앞서 이야기한 얽히고설킨 복잡한 사회 문제들에 대해 영어로는 ‘Wicked Problem’, 일반적으로 한국어 번역은 ‘사악한 문제’라고 지칭하고 있으며, 한자어로는 ‘악제’라 칭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번역은 영문이 담고 있는 본의미를 다 담지 못하고 있다. 사악 또는 악이라 칭하는 나쁜 문제라는 의미보다 원어는 ‘어렵다’는 의미로 소통하고 있다. 즉,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답이 없다는 의미라고 생각하는 것이 적절하다. 악제라 칭하는 문제들은 복잡하며, 다른 숱한 문제들과 얽히고설켜 있고, 아마도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문제해결이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선진국들에서 이러한 사회적 문제들을 접근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이미 정의되어진 목표를 해결하고자 하는 측면과 제한된 수간과 방법 내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측면이다. 민주주의하에서 사람들은 이러한 목표에 대해 최대한의 의견 일치를 달성하고자 하고, 그것에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자원을 활용한다. 

서비스 디자인을 사회적 맥락에 적용하는 것은 이러한 공공의 목표 및 제한된 자원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이해하고, 모든 관련자들의 니즈를 이해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서비스 디자인은 사회적 맥락의 서비스들에 있어서 서비스 제공자와 수혜자의 간극을 살펴보고 사람들이 목표를 성취하고 제한된 자원에 대한 요구 수준을 낮출 새로운 방법을 제안한다. 사회적으로 이득이 되는 서비스들은 상업적인 서비스들과는 다른 역학관계를 갖고 있다. 고객이 서비스 이용을 위해 비용을 지출하는 상업적 구조는 비교적 단순한것으로 사회적 맥락에서의 서비스에는 특별히 ‘고객’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서비스 디자인의 기회는 인사이트 리서치를 활용해 관계의 본질을 이해하고 관련된 사람들의 동기를 포착하여 각기 다른 집단이 그들의 목표를 성취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데 있다. 서비스 디자인 도구들은 공공 서비스를 다시 생각해 보는 데 매우 유용한 접근을 포함하고 있어 디자이너들이 공공 서비스의 문제점을 산업화 시대의 관점에서 벗어나 관계의 복잡성과 복합적인 이해관계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총체적 관점의 접근을 돕는다.

그래서 세상은 서비스 디자인을 왜 하려고 하는가? 

서비스 디자인의 큰 능력은 해결보다 시도에 집중하는 것이다. 정답을 정해 놓지 않고 많은 시도를 통해 큰 그림과 맥락을 분석하며 복잡하고 큰 문제를 조금씩 이해하며 정답에 가까운 답을 내는 과정으로 이러한 사회 문제와 Wicked Problem에 적합하다 할 수 있다. 어려운 문제들은 계속해서 복잡해지고 많은 이해관계자를 연결하기 때문에 디자인은 기존의 제품이나 시각에서 익숙하게 활용하던 프로세스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사실상 제품을 만드는 것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시장에 맞춰 디자인의 형태도 변하는 것이다.

결국 서비스 디자인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복합적인 사회 문제를 다시 생각하고 해결의 단초를 찾아내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서비스 디자인 접근법은 세계평화와 안보 및 개발도상국 지원 사업 등 세계적 차원에서도 활용되고 있으며, 사회 피라미드의 저층부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 프로젝트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속에서 서비스 디자인은 문제의 구성 요소들을 분해하되, 그 전체의 맥락을 보존함으로써 복합적인 문제를 잘 다뤄낼 수 있다. 특히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문제에 제대로 접근할 수 있는 마인드 셋이 되어준다. 이러한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법을 제공해줄 뿐 아니라 디자인, 실행 및 측정을 통해 이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도구와 방법을 제공하는데 큰 힘을 가진다. 서비스 디자인이 적절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앞선 아티클에서 보여진 바와 같이, 다양한 분야의 팀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의 협업에 있다. 어쩌면 서비스 디자인은 디자인적 역량과 마인드 셋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는 법을 학습하는 것이 더 중요한 역량이 될 지도 모른다. 서비스 디자인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더 바람직하고, 포괄적이며, 사려 깊은 미래를 디자인하기 위해 서비스 디자인은 새로운 관점과 활동이 되어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해야 하는 것은 서비스 디자인이 Wicked Problem과 같은 사회 문제만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결과를 내는 작업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기에 초보자, 교육의 측면에서 시각적인 결과물로 나타나는 비즈니스 측면의 서비스 디자인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함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서비스 디자인은 결국 이 두 방향의 균형을 잘 맞춰 발전해나간다면 변하는 세상과 시장 속에서 디자이너의 미래 가치를 찾아내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