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디자인] PART. 3 서비스 보여주기

서비스 디자인의 경험

서비스 디자인의 경험

‘경험’이라는 용어가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논의를 지배하는 방식은 그다지 만족스러운 것 같지는 않다. 서비스 디자인은 전부 추상적이며, 퍼포먼스라고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경험’은 명확하게 정의되는 용어가 아니어서, 경제, 경영, 정책 등과 같은 서비스의 ‘딱딱한’ 요소들에 대항해서 옹호하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 그럼에도 경험이 중요한 이유는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그것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설명함으로써 서비스의 혁신이나 향상을 위한 기회들을 발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래의 경험을 설명하는 것 또한 가능하게 하고, 그것은 디자인 컨셉을 발견하는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좋은 느낌을 갖도록 만드는 것과 같은 ‘소프트한’ 요소들에 대한 것이 서비스 디자인의 전부가 아니다. 서비스 디자인은 성공적인 경영이나 수익 정책의 결과와 같은 ‘하드한’ 요소들에도 공헌할 수 있다. 수많은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들이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어내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에 있는 사업들을 신장시킨다. 

경험이라는 것은 어떤 한 사람의 마음과 몸 안에서부터 생겨나는 것인데 다른 누군가가 그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것은 여전히 논쟁거리이다. 디자이너는 논쟁의 해결을 위해 사용자 경험을 위한 조건들을 디자인한다. 경험이 서비스 디자인을 이해하고 고려하는데 있어 이렇게 중대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나, 이것은 경제, 영업, 전문 산업지식과 같이 수많은 요소들 중 하나일 뿐이다. 서비스의 모든 측면에서 초점을 맞추고 전체 서비스 제안의 모든 구성 요소들을 조합하는 것이 서비스 디자인이다.

그렇기에 서비스 디자인은 넓은 맥락과 범위를 가지고 있다. 사용자 경험에 집중해 그 깊이를 찾아내는 UX 디자인과 서비스 디자인은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UX에서 집중하는 경험은 서비스 디자인의 일부 요소임을 항상 인지하고 서비스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들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경험은 일반적으로 4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 사용자 경험(UX): 테크놀로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얻어지는 경험
  • 고객 경험: 소매 브랜드를 통해 얻어지는경험
  • 서비스 제공자 경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의 경험
  • 인간으로서의 경험: 삶의 질이나 복지에 영향을 주는 서비스(예, 헬스케어)를 통해 얻어지는 감정적 경험

서비스를 디자인할 때 주로 고려하는 경험의 종류로 서비스 경험을 디자인할 때, 상황과 개념, 시간에 대한 개념을 바탕으로 이를 고려할 수 있다. 사실 우리가 말하는 ‘경험’이라는 단어는 ‘experience’를 번역한 것으로 영문 번역은 경험과 체험으로 번역될 수 있다. 이는 한국어로도 유사한 개념이라 그 의미가 모호하다 여길 수 있지만, 서비스 디자인에서 말하는 ‘experience’는 내적인 상호작용으로 인해 얻게 되는 가치에 집중한 ‘경험’에 가깝다. 이에 비해 UX 디자인에서 말하는 ‘experience’는 외적인 상호작용, 즉 신체적이고 물리적인 ‘체험’에 가까운 것이다. 아래와 같이 경험의 차원과 요소를 두 가지 형태로 분류해 보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서비스 완성하기

제품은 보이는 물체와 그것을 사용하는 경험에 대한 질에 대한 것이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서비스는 어떻게 완성해 세상에 내보낼 수 있는가?  서비스를 디자인할 때 근본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컨셉은 사람이 무엇을 기대하느냐와 그것이 실제 어떻게 경험되느냐 사이의 갭에 의해 정의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비스 디자이너의 주요 초점은 서비스의 각 상호작용에서 그 다음 단계 상호작용에 대해 알맞은 수준의 기대치를 가질 수 있도록 맞추는 것에 있다. 좋은 서비스 경험은 모든 접점이 조화를 이룰 때와 사람들이 기대한 바를 항상 얻게 될 때 만들어짐으로 이를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그런데, 보이지 않고 객관적이지 않은 경험은 이러한 기본적 요소를 얻어내는 것 조차 매우 어렵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제공하고자 하는 경험은 오랜 시간에 걸쳐 평가되고 수정되어야 한다. 

이때, 서비스 디자인에서는 고객이 서비스와 관계를 맺어가는 다양한 단계를 고려하고자 서비스 경험 프로토타이핑 과정을 거친다. 경험으로 인한 추상적인 상황은 설명하기 매우 어렵고 무엇이 작동되지 않는지, 무엇이 진정한 차별점을 만들어내는지를 판가름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서비스나 접점을 직접 경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경험 프로토타입은 사람들을 관찰하거나 인터뷰하는 것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깊은레벨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방법은 빠르고 대략적으로 만들어지는 레벨에서부터 장기간에 걸친 디테일을 단계마다 상세히 설명하는 것까지 다양할 수 있다. 그러나 단계의 디테일이 높아질 수록 자연스럽게 많은 예산을 필요로하기에, 클라이언트와의 상의가 필요하다. 경험 프로토타입은 크게 4가지 레벨로 구분할 수 있으며, 아래의 그림과 같다.

출처: 도서_ 서비스 디자인 실무에서 들춰보는 인사이트

  • 논의
    일반적으로 가장 경제적인 옵션인 논의는 서비스 제안서가 가지고 있는 가장 명백한 이슈들과 문제점, 위험요소들을 없애고자 한다. 사용자들은 사용료, 특정 서비스 요소들, 서비스 핵심 요소에 대한 이해의 어려움 등에 대해 반응하게 될 것이고, 이 모든 것들이 컨셉 개발에 유용한 인풋이 된다.
  • 참여
    논의 프로토타입과의 결정적 차이는 실제 서비스가 일어나리라고 기대되는 장소, 환경에서 진행한다는 점이다. 실제 장소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비스의 요소들이 펼쳐질 때 각 접점들이 서로 어떻게 잘 어우러질 수 있는가를 개선하고자 하며, 개선점 정의를 효과적으로 돕는다.
  • 시뮬레이션
    앞의 두 가지를 조합한 형태로 좀 더 실제에 가까운 형태의 접점과 실물 크기의 서비스 프로토타입을 제공한다. 다양한 기간을 두고 진행하며, 고객들이 여러 일련의 인터랙션을 거쳐가는 과정에서 그들의 경험이 어떻게 만들어져 가는가를 볼 수 있다. 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접점들의 개선 요소를 찾고 성공 요소를 정의할 수 있다. 
  • 파일럿
    이 레벨의 프로토타이핑은 경험을 시뮬레이션하기보다 최종 사용자들에게 실제로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베타 서비스라고 볼 수 있으며 반복적인 개선을 서포트할 필요가 있는데 이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고객들이나 사용자들이 서비스로부터 지속적이고 개선된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증거가 된다. 

각 단계의 과정을 선택해 경험 프로토타입을 진행할 수 있는데, 공통적으로 고려해야하는 요소가 있다. 이는 고객 여정, 사람들, 소품들이다. 각 요소들을 얼만큼의 디테일을 더해 프로토타입을 제작한다면 기대하고 있는 사용성 외에 어떠한 부가적인 사용 가능성들이 있는지 발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단계에 따른 프로토타이핑 과정은 서비스 디자인의 프로세스와 접목해 볼 수 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서비스 디자인은 크게 사건 전반에 대한 발산 과정과 후반의 수렴 과정을 거친다. 한 가지 생각해 볼 점은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후반 과정이 굉장히 중요해진다. 이 과정을 통해 서비스의 존재 의의와 투자가치를 설명할 수 있으며, 서비스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서비스 디자인 교육은 전반 과정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가진다. 실무 서비스 디자인에 있어 서비스 디자이너가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시뮬레이션과 파일럿, 즉 서비스 프로토타이핑 과정을 전문적으로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높은 단계의 서비스 프로토타이핑을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실제 실무에는 큰 자본을 가진 대기업들만이 가능한 영역으로 누구나, 어떤 환경에서도 서비스 디자인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반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에 교육에서 전반 과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평가할 수 없다. 

그렇기에 서비스 디자인 과정의 전반 과정은 ‘문제’로 후반 과정은 ‘결과’로 나눌 수 있다. 앞 단계인 문제가 사회문제, 교육, 사회적 문제와 같이 복잡성이 높을 경우 후반 과정보다 전반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반대로 시스템, 제품, 물리적 개선에 대한 문제의 경우 후반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그렇기에 서비스 디자인 단계에 대한 중요도를 서비스 디자이너가 적절하게 분류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를 디자인으로 그리고 측정하기

서비스 디자이너와 서비스 제공자 모두는 디자인이 투자 대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길 원한다. 그러기 위해 서비스 디자이너가 사용자 기반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디자인’으로 만들었다면, 우리는 이러한 과정에 대한 검증 단계를 거쳐야한다. 그러나 ‘경험’이라는 주관적이고 양면성을 가진 데이터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

서비스 측정이 중요한 이유는 서비스 디자이너에게 최고 경영자를 설득할 수 있는 하나의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최고 경영자의 구매 결정은 디자인을 실행하는 데에 중요하며, 이는 측정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만약 리더가 측정 뒤에 숨겨진 전략적 추론을 보지 못한다면 결과를 진지하게 수용하고 실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특히 그러한데 이유는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가 조직 내의 문화적 사고 방식의 변화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디자이너들은 무엇이 서비스를 성공시킬 것인지에 관해 그들 자신이 굳게 믿고 있는 결론에 이르도록 관리자를 도울 필요가 있다. 서비스 디자이너는 최고 경영자와의 대화까지 서비스 경험의 맥락으로 생각해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고 경영자는 서비스 생태계 속 주요 사용자로서 구성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자, 요점은 관리자들이 서비스 디자인에 투자하려는 간단하고 논리적인 이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며 이것은 서비스 디자이너가 서비스 측정을 통해 이러한 투자에 대한 결정을 지지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서비스 측정에 대해 정의한다면 디자인 작업의 효과에 대한 어려운 경제 지표의 기회는 훨씬 높아질 것이다. 서비스 디자이너들은 서비스의 최종 사용자에 대해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고객이 무엇이 필요로하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떤 동기로 디자인을 의뢰 하는지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서비스는 서비스 청사진을 통해 비용 구조와 투자 요소들을 정리하거나 서브퀼(SERVQUAL(RATER)) 서비스 품질 프레임워크, 트리플 바텀 라인(Triple Bottom Line)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평가지표는 모두 전적으로 숫자로만 결과를 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중요하게 상기시킨다. 환경적, 사회적 영향의 관점에서 때로는 인간과 지구적 가치에 대해서는 계량적 수치보다 말로써 더 나은 묘사를 할 수 있다.